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Trend

책을 사는 것에 고민을 해?

by Trend 파고 2023. 7. 23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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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 나는 나 자신에게 충격을 받은 날이었다.

내가 입에 달고 살던 '늦지 않았다는' 개소리를 나 스스로가 잠재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. 그렇게 어려운 말은 아니다. 그냥 시간이 없다는 소리와 바쁘다는 핑계를 더 이상 하기 싫어 내가 요즘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말이다.

나는 책냄새에 이끌려 서점이 들어갔다. 서점의 종이 냄새 언제나 사람들을 평온하게 만들었다. 나 역시 마음이 편안해지고 조심스럽게 말하면서 점점 차분해져 갔다. 서점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도 보고 책을 구매하는 사람들도 보았다. 나는 서점에 오면 꼭 사고 싶었던 책이 있었다.

망설임 없이 도서검색대 앞에서 내가 원하는 책을 검색했다. BW 자리에 있었다. 검색대에서는 조금 떨어져 있는 거리였다. 나는 천천히 걸어갔다. 처음에 서점에 들어올 땐 꼭 사서 읽어야겠다는 당찬 생각이 내 걸음의 속도만큼 점차 사라지고 있었다.

책이 있는 선반 앞에 섰을 때 나는 혼자 생각에 잠겼다. '내가 읽을 시간이 있나?', '읽는 시간이 아까운 것 같은데'라는 등 온갖 책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머리를 스쳐갔다. 처음의 설렘은 어디 가고 막상 책 앞에 서니 두려웠던 것이다. 나는 책에 대해 겁을 잔뜩 먹었다.

끝까지 고민했다. 책을 들고 이리저리 만져봤다. 그러다 책의 뒤편에 쓰여있는 말을 보았다. 

 

모든 비즈니스에 우글거리는 검고 하얀 펭귄 떼
수많은 펭귄 무리에서 당신은 유일한 존재인가!
   

바로 내 자신이 생각났다. 그때부터 내가 부끄럽기 시작했다. 책을 사야겠다고 다짐한 순간이기도 했다. 

내가 사고 싶었던 책 앞에서도 고민하고 나중에 읽으면 되지라고 생각했던 마음부터가 이미 늦었다는 걸

책을 들고 계산대 앞에 섰다. 차근차근 계산을 하고 이제는 돌이킬 수 없을 때 나는 책을 샀다는 것에 재미를 느꼈고 빨리 이 책을 읽고 싶다고 생각했다. 설레기 시작한 것이다. 별것도 아닌 책이 나를 겁주고 있었다. 내가 읽을 시간이 없으면 발췌독을 하면 되고 시간이 아까우면 더 좋은 책을 사면 단순히 해결될 문제였던 것이다. 

오늘 나는 일상에서 나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누군가에게 말을 전할 자격이 있는지 고민하게 되었다. 나 자신도 못하는 일을 남에게 강요할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. 

오늘도 마음에 새겨보며 책을 읽기 시작하겠다.

'늦지 않았다'는 개소리
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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